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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미국 LA 여행]

[미국 LA] 진주에서 LA까지 가는 길

by 손남기울기 2024. 7. 31.

2024년 1월 17일 새벽부터 부랴부랴 준비한 우리는 진주에서 KTX를 타고 광명역, 광명역에서 버스를 타고 인천공항까지 가는 여정을 거치고 오후 1시쯤 에어프레미아 항공기를 타고 LA로 출발했다.

 

 

가는 길에 휴대폰을 버스에 두고 내렸는데 버스 아저씨께서 다시 찾아주셨던 기억이 있다. 사례금을 드리려 했는데 한사코 안 받겠다고 하셨던 모습이 인상 깊었다.(법으로도 분실물 찾아주면 30%는 드린다 해도, 본인 직업이고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하시면서 완곡하게 안 받는다 하셨다.) 배려와 친절이 돋보여 아직도 생각이 난다. 이름도 안 가르쳐주셔서... 이 고마움을 전달할 길이 없는 게 아쉽기만 하다.(이땐 알지 못했다. 그날 운은 휴대폰 찾을때 다 썼다는걸....ㅠ)

 

 

어쨌든 우여곡절끝에 그날 아침 9시 우리는 LA에 도착한다. 해가 뜨는 방향으로 가니까 이런 일도 있구나 싶었다. 타임머신을 타고 그날 오전으로 온 느낌? 하지만 우리 몸은 그 시간이 새벽이었기에 비몽사몽 했다. 10시간 넘는 비행동안 불평한마디 없던 우리 애들이 정말 대견했다.

 

 

항공기 안에서 있던 일이 갑자기 떠오른다. 한마디로 내 자리가 정말 별로였다.

좌석은 정말 넓었다(앞뒤로). 옆으로는 좁았지만 다리는 편하게 뻗을 수 있었다. (대한항공보다 다리를 편하게 둘수있어서 좋았다.) 좌석 배치가 애들이랑 와이프가 3자리, 나는 따로 앉았는데 내 옆에 앉은 아줌마들 매너가 정말 똥망이었다.

내 오른쪽으로 아줌마 두분이 앉으시고 앞쪽 라인에 일행분이 앉으셨던것 같다. 근데 이 아주머니께서는 많이 심심하셨나보다. 그래서 날아가는 내내 내 옆에 찾아오셔서 3명이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정신머리가 가능한가 싶다.

 

 

처음에는 헛기침으로 불편함을 표시했다. 몇번은 돌아가셨는데 문제는 내가 자고있을때 나를 사이에 끼우고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야기소리가 점점 커지고 나는 잠에서 깨어나 가만히 있었는데 갈 생각이 없이 이야기를 하더라. 와.. 

"아 ㅅㅂ 쫌" 하고 나도 모르게 육성으로 말이 새어나왔다. 내말에 왼쪽에서 재잘대던 아주머니는 자기자리로 돌아가고 옆에 아줌마는 발을 테이블에 올렸다. 발냄새가 났다.(ㅅㅂ). "발좀 내리세요." 하니까 '흠흠' 하고 살짝 내렸다. 그리고 잠에 들었다가 발냄새에 다시 깼다. 아줌마가 자고있어서 깨우지는 않았지만 속으로 부글부글 끓어 올랐다. 계속 있다가 한대 칠것 같아서 화장실에서 세수하고 심호흡 5분간 하고 돌아왔다.

내 팔자려니.. 이번 미국 얼마나 재밌으려고 액땜 쎄게한다.. 별 생각을 다하면서 화를 가라 앉혔다.(지금와서 생각하면 휴대폰 찾은 운의 반대급부로 이런 불행이 왔었나 싶다.)

 

 

비행때 기억을 되짚어보니 하나 더 생각나는게 있다. 기내식을 먹고 나서 사람들이 화장실에 줄을 서기 시작했다. 순간 식중독이라도 돌았나 싶어서 단체로 설사를 하는 건가 의심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줄 선 사람들이 양치를 하려고 모여 있던 것이다. 와...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싶었다. 줄 선 사람들이 양치를 하느라 짧게는 3분, 길게는 5분씩 화장실을 사용했다. 그런데 그 줄에 화장실이 급한 사람들도 있었고, 그 사람들의 표정이 썩 좋지 않았다. 비행기 안에서 양치를 한다는 게 본인 입안의 상쾌함을 위한 거겠지만, 그렇게 오래 화장실을 사용하는 건 함께 비행하는 다른 승객들에 대한 배려가 없어 보였다. 마치 내 옆자리 아줌마처럼 말이다.

 

 

별로였던 비행을 뒤로 하고 LA허츠로 향했다. 렌트카를 빌리기 위해.. 9시 30분에 도착했던 우리는 앞서 온 4명을 처리하는데 40분을 기다렸지만, 우리가 예약했던 모델 Y가 준비되지 않았다 했다.ㅠ 다른 차를 대차 하겠냐? 해서 아이오닉 5를 달라했는데 단가가 달라서 못해준다 했다.(아이오닉 5가 더 싸서 그렇게 해주고 차익금을 주면 안 되나? 근데 직원분이 곧 죽어도 그건 안된다고 했다.) 근데 이 과정에서 줄을 2번 더 섰다.(여기가서 줄서라, 우리일 아니니까 다시 돌아가라 하는 핑퐁에 당해서.. 와.. 아직도 열받는다..) 나중에는 의자에서 기다리라 하더라.. 돈을 다 지불했는데 왜 바로 차를 못받나.. 몸은 피곤하고 잠도 오고, 영어가 빨라서 알아듣지도 못하겠고.. 1시간 30분 동안 뺑뺑이 돌고 차는 못받고 진짜 소리지르고 싶었지만 첫날부터 경찰을 만나 총맞는게 무서워서 가만히 있었다.ㅠ

기다림 끝에 XC90 하이브리드차를 주겠다 해서 나는 얘들이(허츠 직원이) 예약된 차를 못해주고 많이 기다리게 해서 미안해서 공짜로 바꿔주는 줄 알았는데 250불 추가요금이 생기더라...(세금이 따로인 건 함정이었다...)

 

 

황당해서 따지고 싶었지만 오랜 비행에 잠도 오고, 숙소에 체크인이 3시부터 였는데 우리 사정을 아시는 호스트분이 지금 바로 와서 쉬어도 된다 하시고, 와이프도 빨리 숙소 가고 싶다 해서 추가 요금 275불을 주고 숙소로 갔다.(이때 미국 놈들 가격 말할 땐 세금 떼고 말하는 줄 알게 되었다. 또 미국에서 좋은 운세는 호스트 잘 만난걸로 다써버린듯 하다.)

 

 

 

아이들은 숙소에 들어오자마자 뻗어버렸다. 그 고생을 하게해서 미안한 생각과, 그 고생 중에도 한번도 짜증부리지 않고 계속 밝게 웃는 모습이 대견했다.

 

 

 

그렇게 숙소로 도착해서 애들이랑 7시까지 다이렉트로 잠들어버렸다.

숙소에서 잠들고 일어나 찍은 사진.. 하루를 날렸다는 허무함보다 한국보다 맑은 공기, 조용한 마을 분위기, 앞으로 여행에 대한 기대로 기분이 좋았다.

 

 

일어나자마자 와이프는 미국에서 아까운 하루 날렸다고 노발대발하셨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는 파머스마켓으로 향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허츠에 다시 빡치는 상황이 생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