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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미국 LA 여행]

[미국 LA 여행] 미국 비자 신청하기(feat. 비자 신청 대행 업체 사기)

by 손남기울기 2024. 1. 12.

드디어 다음 주 미국을 가게 되어 우리 집 최고 권위자님이 미국 비자를 신청하라고 했다. 그럼 해야지 하고 쉽게 봤던 비자신청이... 이런 일을 가져올 줄 몰랐다.

 

시작은 구글에서 "미국 비자 신청"을 입력하면서 시작했다. 구글 첫 번째는 스폰서 사이트니까 걸러주는 게 국룰이라 네 번째 것을 선택해 봤다. 뭔가 주소가 제일 공식적으로 생겨서.. ㅎㅎ 정말 쉽게 생각했었다.ㅠ

 

이 중에 공식사이트는 어디인것 같습니까? 놀랍게도 이 페이지 안에 있는 모든 사이트가 비자 신청 대행 사이트입니다....ㅠ

 

https://usa-esta.kr/ 가 이 사이트 주소이다. 회사명이 Global Visa Processing 이고 정부기관과 아무 관련이 없는 비자 신청 대행 사이트다. 

 

https://usa-esta.kr/ 사이트 들어가면 나오는 화면
맨 밑에 정부, 대사관과 관련없는 esta 관련 회사라고 적혀있다. 이걸 못본게 실수였다.

 

 

신청하기 버튼을 눌러서 들어가면 여권사진 올려달라고 하면서 다음과 같은 창이 뜬다.

빨간 박스로 쳐진 부분을 보면 요금이 나와있다. $98... 맨처음 비자값이 저런줄 알았다. USA는 비자도 비싸네.. 하면서..

 

 

 

작성을 다하고 결제를 하고 나서 실컷 게임하다가 집사람이 들어왔다. 비자신청 했어? 해서 뿌듯하게 보여줬다. 그런데 와이프가 비자값 $21이라 한다. 그러면서 공식 사이트를 가르쳐 줬다.

 

https://esta.cbp.dhs.gov/

 

Official ESTA Application Website, U.S. Customs and Border Protection

 

esta.cbp.dhs.gov

자유의 여신상이 보이는 사이트가 공식 사이트다.

 

믿을 수 없는 현실에 머리가 하얘졌다. 사기당했나? 미국 가기도 전에 코가 베이는구나. 와 창의적인 애들.. 구글은 뭐 하나 이런 놈들 안 잡아가고.. 역시 한국사람은 네이버를 써야 하나.. 사기당했다는 생각에 당황했고 많이 속상했습니다.

 

환불받으려고 하니까 전화번호 있는 대로 전화하니까 무슨 꽃집인가? 전화받아서 아.. 사기당한 게 맞는구나ㅠ 진짜 신고 들어가야겠다. 하면서 메일로 착하게 보냈다. 나 잘못 신청했다. 귀찮게 해서 미안한데 환불 좀 해주면 안 되냐? 그랬더니 답장이 다음과 같이 왔다.

 

처음 받은 메일.. 환불정책이 없다는 신박한 소리를 들었다. 이게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회사가 맞냐? immediately 만 진하게 밑줄 쳐진거 열받네..

 

즉시 처리되어서 캔슬이 안되고 환불정책에 없다? 파파고로 돌려보면 다음과 같다.

 

니들 정책에 없으면 환불 안해줘도 되냐? 말도 안되는 소리를 아름답게도 한다.

 

니들 정책이 환불 안되어있게 되어있냐? 기어코 니들 환불정책 찾았다.

환불정책은 있는데 이메일로만 신청 가능하다는게 말이냐 방구냐. 도난, 분실, 사기는 니들이 치면서 말은 잘한다.

 

아직까지는 공손하게 답장을 했다. 혹시나 얘네들이 맘바 꿔 잠수 탈까 봐...ㅠ 왜 사기꾼에 맘 졸여야 하나...ㅠ 분하지만 당한 사람이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었다. 항상 이런 사고는 예방하는 게 최우선이다.

 

어떻게 회사에 환불정책이 없냐? 나는 환불정책 확인했다. 니들이 보내달라는 이름, 환불사유, 신청할 때 썼던 이메일, 카드 뒷자리 다 입력했다. 결제한 지 하루도 안 지났는데 환불이 안된다는 게 말이 되냐? 귀찮게해서 미안하지만 나는 이거 이스타 공식 신청사이트인 줄 알았다. 내 잘못이 있는데 눈치채자마자 바로 환불해 달라 했다. 방법이 있는 것으로 안다. 이런 내용으로 보냈더니 온 답장이 아래와 같다.

 

24시 상담은 개뿔. 나 너희 메일 기다린다고 새벽 5시까지 잠 못잤다. $77 벌기 참 쉽다.

 

선심 쓰는 척 25% 돌려주겠다는 게 역겨웠다. 왜 내가 사기꾼의 친절을 받고 좋아할 거라 생각한 건가.. 이때부터 화나서 돈 못 받아도 되니까 내 맘대로 해보자 해서 메일을 보냈다.

 

니들 서비스 형편없고 나는 받고싶지 않다고 분명 이야기했다. 내가 원하는건 100%환불이고, 그런 서비스를 안해주는데 왜 내돈갖고가냐?

 

이제부터 내 이메일 내 변호사랑 같이 볼 거고 내가 원하는 서비스는 100% 환불이지 25%, 50% 딜하는게 아니다. 24시 상담가능이 3~4시간 기다려서 답변받는 게 아니지? 환불받는 서비스가 없는데 왜 서비스비를 받아? 그리고 환불받으려면 왜 이메일로만 받아야 해?  나 돈 있고(뻥) 시간 많아서(진실ㅠ) 환불받을 때까지 계속할 수 있다. 네가 원하면 CNN은 아니지만 KBS뉴스에 나오게 공론화시킬 수 있다.(뻥) 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나 같은 사람 모아서 행동한다. 더 나쁜 상황으로 안 가도록 알아서 잘해라. 내 친절이 가능할 때 빨리 환불 처리해놔라. 이런 내용이다.(파파고 고마워! 너 아니었으면 혼자 씩씩대며 영어사전 뒤졌을 거야ㅠㅠ)

 

그랬더니 온 답장이다.

 

as soon as possible 은 무슨.. 얘네들은 욕 안하고 사람 열받게 잘한다.

 

 

그새 참지 못 하고 또 보냈다. 사실 참을 필요가 없다.

곧이 언젠데? 환불해주는 게 뭐가 어려운데? 이거 불완전판매다. 중간에 나한테 한 번이라도 비자값이 $21이고 수수료가 $77인 거 말해줬냐? 이거 금감원에 민원을 꺼라 서류준비 하겠다. KBS PD랑 의견 공유했다.(뻥) 만약 더 빨리하지 않으면 내가 무슨 행동을 더 할지 모른다. 변호사가 이거 탈세도 의심된다 하더라.(뻥)

 

돈을 받기 위해 얼마나 많은 뻥을 쳐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진짜로 한다면 뻥이 아니다. 이때까지는 진짜 하려고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서 조져놓으리라..

 

얼마 지나지 않아 답장을 받았다. 환불해 주겠다는 메일이다.

 

현재시간 2024년 1월 12일 오후 4시 49분이다. 아직까지 입금은 되지 않았지만 환불받는데 너무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든다. 새삼 우리나라 전자상거래 시스템이 잘되어 있고 환불을 받고 싶을 때 받는 것이 얼마나 귀중한지 알게 되었다.

 

또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뭔가를 살 때 알아보고 또 알아봐야겠다는 교훈을 얻었다.

 

ps: 그렇다고 이스타 공식홈페이지보다 더 좋은 서비스를 받았냐? 그건 아니다. 써야 할 것도 더 많았고, 양식도 공식 홈페이지가 눈에 더 잘 들어온다. 단순히 전송만 하는 홈페이지를 개설해서 돈 참 쉽게 번다. 물론 합법적인 회사겠지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수수료를 받을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모국어로 써도 자동으로 영어로 작성되게 해 주거나 반복되는 양식은 저장해 주거나 그래야 돈을 줄만하지 않냐? 왜 공식 홈페이지보다 더 귀찮게 썼는데 돈을 더 내야 하냐? 생각할수록 열받는다.